나의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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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홈에 입사해서 처음 맡은 방 유초등부 남자아동방.
그 방에서 지금까지 단한번의 방이동도 없었던 나는
내일모레면 처음으로 여자아동방을 맡게 된다.
지금껏 함께 지내왔던 아이들과 정들었지만 생각보다 담담히 받아들였는데
밤에 아이들 인수인계서를 쓰고 아이들 사진을 폴더별로 나누다보니
어쩐지 짠한 마음이 들고 부끄럽지만 눈물이 났다.
그리고 제일 큰 마음은 감사함이었다.
함께 지낸 시간이 오래되고 익숙해질수록 당연한 것에 대한 감사는 무뎌질 때가 많았다.
그런데 사진을 하나하나 보다보니 아이들 한명 한명이 다 저마다 열심히 자라주었구나. 싶고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고, 잘 놀고 했던 그 날들이
당연하다고 여겼지만 당연한 것만은 아니었음을 새삼 느낀다.
버릇을 고쳐보겠다고 기싸움을 한참하고
남의 돈에 손을 대서 서로 울며 밤새 투닥거렸던 일이나
형들에게 질투가 나서 막내가 어린이집 가방에 짐을 싸서 자립관으로 나갔던 일들.
웃지못할 일들도 모두 이젠 추억이 되었다.
그 추억속에는 순간의 감정들도 있었지만 깨달음도 있었다.
나를 그렇게 때때로 깨닫게 해준, 일깨워준 우리 귀여운 해오름 아가들.. 나의 선생님.
지나고보니 감사하고 또 미안한 마음 투성이다.
이렇게 아쉽대도 결국 매일 해피홈 안에서 볼 얼굴들..!
그리고 아이들과 새로 같이 해주실 좋은 선생님들이 계시기에
이제는 아쉬움보다는 사랑과 축복의 인사로 아이들과 마지막밤을 보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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