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늦기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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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 어머님은 교사들에게 전화를 자주 하신다. 아들을 사랑하는 마음 만큼 걱정도 한보따리였는데 최근에 형*이가 많이 변했다며 연락을 해
오셨다. 올 해 초 만 해도 묻는 말에 대답도 안하고 귀챦아 하거나 버럭질을 했었는데 요새는 화도 안내고 엄마에게 말도 잘한다고 좋아하셨다.
"우리 아들하고 사진 한장 같이 찍은 게 없어서 사진 한장 찍는 게 소원이야." 란 말에 형*이가 웃으며 핸드폰으로 함께 셀카를 찍었다고 한다.
그리고 옛날같이 철없이 뭐를 사달라니 용돈을 내 놓으라니 하지 않는다며 철이 좀 들은 것 같다고 하신다.
최근 형*이와 이야기 중 교사가 어머님이 똑같은 당부를 전화로 몇 차례 하셨다고 하니
요즘 그게 자신도 조금 걱정된다며 엄마가 전과 다르게 하신 말씀을 또 하고 또 하고 몇 차례 반복하셔서
혹시 치매의 초기 단계가 아닌가 염려스럽다며 조심스럽게 이야기하였다.
"걱정이 많으셔서 그렇고 또 네가 그동안 얼마나 말을 잘들었니? 단도리 하시느라 그럴거야." 라고 얘기는 했지만 나도 마음이 좋지는 않았다.
"이번 학교 수련회로 에버랜드 가는데 가면 조그만거라도 엄마 선물 하나 사다드리려구요. 엄마에게 뭘 해드린 적이 한번도 없거든요."
...
무언가 늦기 전에
그것이 부모이든 자식이든 형제이든
사랑하는 동반자이든
우리는 시간이 없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정말 문득, 형*이를 통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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