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생일파티!
페이지 정보
본문
지난 금요일, 여느때처럼 근무를 하는데,
낮부터 아이들 사이에서 기운이 심상치 않았습니다.
"아 형! 학교 끝나고 같이 찾으러 가기로 했잖아. 그래서 찾았어?"
"잘 숨겨놨어."
"형, 나 색종이나 편지지 남은거 하나만 주라."
"야 주머니에 다 넣었냐?" 등등
제가 가까이가면 뿔뿔이 흩어지는 속도가 어찌나 빠르던지.
그날 저녁 아이들이 다가와,
"선생님, 덥죠? 빨리 씻으세요! 아니면은 음.."
"지원이랑 얘기좀 하세요 방에서.. 아니다 씻으시라고 할까??"
결국에 갑자기 초저녁부터 대강 씻게 되었는데 아이들이 문을 두들기며
"이제 나오세요! 아니다 나오지 마세요!"
"안돼 촛농 떨어지자나!!!"
이제야 감이 왔습니다.. 이 녀석들.. 파티를 준비했구나.
잠시 후 아이들의 부르는 소리에 나와보니 거실에 케이크와 과자가 준비되어있었습니다.
초는 어떻게 알았는지 큰초가 나란히 세개가 똭~!
"선생님, 생신 축하해요! 우리가 오늘 좀 수상했죠?"
"정말 우리가 파티 준비하는줄 하나도 몰랐죠?"
"이거 케이크는 왕세미 선생님이 예약해주신거에요! 그래서 저희가 아까 끝나고 찾아온거에요."
"선물도 얼른 뜯어보세요!"
"선생님 울면 안돼요!"
아이들이 써준 편지는 너무나 감동이고 웃기기도 하고 그랬는데
눈에는 왠지 눈물이 맺혔습니다.
가끔..아이들하고 어느 정도의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것일까
적당한 선을 유지하고 있는가를 점검하게 될 때가 있습니다.
그런 멋진 깜짝파티를 선물 받고도 마음 한켠으로는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 나였지만..
그래도 진심이면 괜찮지 않을까- 하고 약한 맘으로 온전히 기뻐해보기도 한 저녁이었습니다.
해피홈에서 서로를 축하해주고 사랑해줄 수 있는 이들을 만난게 참 행복하고 감사한 요즘입니다.
- 이전글물고기 출산의 놀라운 사실!!! 17.08.30
- 다음글처음으로 반장이 되었어요! 17.08.29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