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랍 속에 달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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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을 시간이 다되었는데 지O가 자꾸만 안절부절 못하며 형을 찾았다.
무슨 일인지 물으니 형에게 급하게 할 말이 있는데 비밀이라며 말은 해줄 수 없단다.
지금은 형이 피아노 교실에 갔으니 조금 기다려보자 했더니
방을 오가며 걱정하다가 다시 와서 털어놓은 이야기.
"사실은 달팽이가 죽었어요.
그게.. 달팽이가 아까까지만 해도 살아있었는데..
지금은 죽었어요.
왜냐면 형이 만지지 말라고 했는데 만졌어요.....
이거 근데 비밀이에요.. 형이 달팽이 가져온거 비밀이래요.."
들어본즉, 형이 하교길에 달팽이를 집에 가져왔는데
그 달팽이를 몰래 만졌다가 달팽이가 죽어버렸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 달팽이는 지금 어디있냐고 물으니 책상 서랍 속에 있다고 했다.
아이들과 방에 가서 조심스레 서랍을 열어보니 정말 달팽이가 있었다.
은O이가 들어올려 손바닥에 올렸는데 조금 있으니
달팽이 집속에 숨겼던 몸이 쑥 나왔다.
죽은게 아니여서 다행이라고 안도하는 순수한 지O.
하지만 달팽이를 원래 살던 곳에서 마음대로 데려왔던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말해주고 친구들과 뒷놀이터 흙으로 보내주고 오도록 했다.
"달팽이가 서랍에서는 못사니까요? 하지만 잘해줄거에요. 흙도 가져오고요"
아쉬워하며 계속 키울 수 있다고 하는 지O.
"달팽이가 원래 있던 곳에는 가족들이 있었을텐데, 지금은 무지 슬플 것 같아."라고 말해주니
잠시 생각해보더니 은O이와 함께 데려다주겠단다.
다녀온 지O가 다시 말했다.
" 달팽이가 가족들 만나러 가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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