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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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저녁.
바빴던 하루 일과가 끝나고 아이들과 동네 산책을 나섰습니다.
형들 손에는 동생 손이 꼭 쥐어져 있고 우산도 나란히 쓴 모습이 참 예뻤습니다.
옹기종기 모여 우리는 동네를 크게 한바퀴 돌고 오기로 했습니다.
약속했던 골목에서 꺾으려니 "선생님, 저희 다리 안아파요! 더 가보면 안돼요?"라고 하는 아이들.
우리는 조금 더 걷기로 했습니다. 그런 우리의 정체가 궁금했던 주위의 시선에도 우리 아이들은 넉살도 좋게 인사를 했습니다.
제과점에 들러 빵을 구경하고 다같이 먹을 수 있는 빵을 사기로 했습니다.
기다란 마늘바게트가 바구니에 꽂혀있는 것을 보고 아이들은 그것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의견이 분분하다가
진짜라고 하니 신기하다며 먹어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썰어주신다는 주인 아저씨 말에도 우리는 괜찮다고 하며 기다란 바게트가 참 좋다고 말했습니다.
바게트와 맘모스빵을 사들고 횡단보도 파란불 켜지면 손도 번쩍 들고 병아리떼처럼 총총총.
비고인 물웅덩이 나오면 짧은 다리로 껑충 뛰기도 하고.
집에 돌아와 깨끗하게 씻은 후 거실에 모여 사온 빵을 꺼냈습니다.
맘모스 빵에 초를 사람 수 만큼 꽂아주자 아이들이 생일파티 같다며 즐거워했습니다.
다같이 후~하고 불어 불을 끄고 빵을 썰어 다같이 나눠 먹던 중,
2학년 주O이가 "선생님, 텔레비전 봐도 돼요?"하는데 윤O이가 말합니다.
"야, 우리 이야기 좀 하자. 우리 이렇게 다 모여서 얘기하는거 밥먹을 때랑 방모임 시간 밖에 없잖아. 이럴 때 속마음을 털어놓는 거야."라고.
나날이 의젓해지는 윤O이.
소소하지만 행복했던 저녁.
아가들아 오늘도 내일도 계속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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