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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민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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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건 조회 3,494회 작성일 15-09-08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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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학부모 상담이 있어 아이들의 학교에 다녀왔다.

무슨 일로 방문했냐며 어느 반에 가냐는 경비원 아저씨의 물음에 주O이네 반을 대장에 적고 들어선 학교.

마주친 별님방 아가들과도 인사하고 아직 상담까지 시간이 남아서 조금 기다리고 있는데 승O이가 보였다.

승O이는 예민한 아이라 나를 어찌 소개할지 고민할게 뻔해서 소리는 내지 않고 눈으로만 인사하고 기다렸는데

아니나 다를까 슬쩍 곁눈으로 몇 번 나를 보다가 못본척 지나갔다.

그러다 지O이를 마주쳤는데 저학년인 지O이는 별생각없이 나를 보고 반갑게 인사했다.

창밖으로 집에 가는 지O이의 뒷모습을 봤는데 한 길로 가지 않고

운동장을 지그재그로 걸으며 여기저기 두리번 거리다가 교문으로 나가는 모습이 보였다.

그 모습을 한참 지켜보다가 약속했던 시간이 되어 상담을 시작했다.

주O이는 공부도 교우관계도 원만하고 특이사항이라면 요즘 부쩍 한 여자친구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해서 웃음을 자아냈고

지O이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요주의 인물로 교실 맨 앞자리를 차지해 마음이 아팠다.

준O는 1학기에 비하면 덜하긴 하지만 여전히 담임 선생님의 에너지 도둑,

한O이는 집에서와 마찬가지로 또래에 비해 체구도 작고 분명한 의사 표현을 하지 못한다고 해 걱정이 많아졌다.

돌아오는 길에 방과후 수업이 끝난 승O이를 다시 마주치게 되었는데

아까 곁에 있던 친구들이 없어서인지 내게 먼저 와 "선생님, 저 끝났어요."하며 먼저 인사를 했다.

승O이가 서둘러 가방을 챙겨와 함께 걸어올 수 있었다.

아까의 이야기는 꺼내기 뭣하여 쭈쭈바를 사먹으며 걷다가 그 언저리의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데

승O이는 친구들에게는 나를 이모라고 말하고 싶다했다.

그 마음이 충분히 이해되고 어루만져주고 싶었다.

동생들 못살게 굴고 이기적인 행동할 때가 많아 요즘들어 예의주시하고 있던 승O이였지만,

승O이 안에서도 제자리를 찾아가려고 애쓰는 여러 마음들이 있었다.

옆에서 나란히 집으로 걸어왔지만 승O이에게서도 운동장을 배회하며 집으로 향하던 지O이의 뒷모습이 보여

마음 한구석이 아렸다.

생각이 많아지는 밤이다.

사랑하는 우리 아가들.

오늘도 내일도 매일 사랑해. 가득가득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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