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옷 장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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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님방 꼬맹이들은 고학년을 제외하고는 교사가 옷을 사다준다.
고학년들은 교사와 함께 나가 옷을 고르고 사기로 했는데
얼마전 아이들이 큰~ 사고를 저지르는 바람에 이번에는 함께 나가기를 철회했다.
누리고 있는 것들의 소중함을 더욱 깨닫는 시간이 되기를 바래본다.
그리고 오늘, 아이들 옷을 사는 날.
잘못은 했어도 내 자식이라고 더 예쁜 것, 좋은 것 입히고 싶어서 여기저기 돌아다닌 하루.
매번 아울렛에서 사니까 주일에 입는 셔츠 정도는 더 좋은 걸 사주고 싶어서 백화점에 들러보았다.
아울렛 옷이라고 나쁜 건 아닌데 그래도 한 번쯤은 안입어본 브랜드 옷도 입혀보고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질도 좋고 예뻐 가격을 보니 너무 비싸 몇 번을 만지다 놓았다.
그래도 적당한 가격에 몇 가지를 점찍어두고 바삐 아울렛으로 갔다.
혹시 그것들을 미리 사면 바지나 다른 종류를 넉넉히 사지 못할까봐 아울렛으로 가 바지와 트레이닝복들을 사고 집에 돌아왔다.
그리고 계산해보니 며칠 조금 더 발품을 팔면 티셔츠와 반바지도 하나씩 더 사고
백화점에서 점찍어둔 옷도 하나씩은 사줄 수 있겠다는 계산이 나왔다.
방에서 계속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으니 교사방에 놓여진 옷에 시선 고정하며 계속 앞을 기웃거리는 아이들.
"저희 옷이에요?"하고 지나가고
다시 지나가며 "제꺼는 어떤 거에요?"하고
또 지나가며 "언제 입어봐요?"
또 지나가며 "오늘 주실거에요?"하는 아이들.
입어보며 맘에 든다고, 얼른 입고 나가고 싶다고 하는 아이들을 보니 오늘 하루 피로가 다 가시는 것만 같았다.
"얘들아, 이 옷들 어떤 마음으로 입어야 할까?"하니
"감사하는 마음으로요!!!"라고 합창하는 아이들.
어릴 적에 부모님이 옷 사주시면 기분 좋다고 정말 좋다고 말할 줄만 알았지, 부모님께 감사하다고 말한 적은 없었는데.
우리 아이들이 한편으로 안쓰러우면서 참 기특하다 생각되었다.
아마 매 철마다 아이들 옷이며 신발을 살 때에 선생님들에게는 이런 마음이 스치고 지나가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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