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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지말고 피부에 양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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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민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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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건 조회 3,181회 작성일 15-06-01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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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 위에서 뚝딱뚝딱 샥-샥-, 요리 잘 못하지만 감자칼로 괜히 폼잡으며 오이 깎는 내 모습.

"선생님, 요리 못하신다면서요? 잘하시네요?"

"...이건 요리가 아니야..."

멋쩍게 웃었지만 아이들도 내 표정을 보고 키득키득 웃는 모습이

'못하는 건 이미 알고있어요.'라고 말해준다.

아이들 웃는 입에 오이 한 조각씩 넣어주고 하하호호.

오늘 밤, 햇님방 아이들이 떨리는 마음으로 큰 방에 나란히 누웠다.

"으~으~"

무슨 공포 체험이라도 하듯 오이 한 장씩 얼굴에 올려질 때마다 이상한 소리를 내는 아이들.

그러면서도 시원하고 좋단다.

일곱명 모두 오이로 팩하고 나도 붙이고.

나란히 누워 좋아하는 노래 한 곡씩 신청받아 핸드폰으로 틀어주었다.

아이들이 즐겨듣는 아이돌 가수 노래일 줄 알았는데

"비타민 노래 틀어주세요! 행복하다~~하는 노래요. 커피소년!"이라고 아이들이 입을 모아 말했다.

아이들 아침에 깨기 힘들어할 때 거실에 틀어놓았던 것인데 아이들 귀에 익었나보다.

노래가 시작되자 아이들이 따라 부르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크게 부른 후렴구에 가슴이 뭉클해졌다.

  멋진 오늘 기대할게 날아봐 날아봐 가장 행복한 날이 될 거야

  행복하다 행복하다 나는 가장 행복하다 세상에서 젤 행복하다 오늘도 난 행복하다

  싱그럽다 내 인생아 찬란한 나의 인생아 사랑한다 날 사랑한다 모든 일 다 잘 될 거다

"얘들아, 선생님 지금 무지 행복해. 너희들 덕분에."라고 하자

아이들은 들었는지 못들었는지 웃으며 계속 노래만 불렀다.

오늘 아이들이 버스 맨 뒷 자리에 쭈욱 앉아 쫑알 쫑알 떠들던 모습들,

곁에 와서 오이 한 개 더 달라며 입 벌리고 있던 모습들이

마치 나뭇가지에 나란히 앉았거나 둥지에서 어미 기다리는 아기 새처럼 떠올랐다.

사랑스런 아가들. 이렇게 오늘도 우리 아기 새들 예쁜 노랫소리 들으며

참 행복하고 감사하다고 느끼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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