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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배우는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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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민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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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건 조회 4,540회 작성일 15-03-11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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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아이들에게 '선생님'이라는 말을 듣는 것 자체가 굉장히 과분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스스로가 부끄러울 때가 있고 후회되는 일을 만들기도 하고

어떤 때에는 나름 자신감에 차 있다가도 그 감정도 그다지 오래 못가서 내 방법에 확신을 잃기도 한다.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줄 수 없어서 일단 아닌 척 위엄있게 말하지만

뒤돌아서 고민하고 슬퍼진 적도 여러번이다.

근무한지 오래된 것도 아닌데 벌써 이런 마음들이 드는 것을 보면 나의 성격도 한 몫을 하고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특히 내 자신에게서 인성적으로 부족한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에게 더 나은 모습이길 가르치고 있을 때 괴리감도 들고.. 코가 아주 길어지는 느낌이다. 피노키오처럼.

오늘 하루 무사히 잘 보냈다고 생각하고 업무를 마무리하러 컴퓨터 앞에 앉았는데

다이어리 안에서 하얗고 두툼한 편지 한통이 나왔다.

마치 연애편지처럼 나를 두근거리게 하는 우리 아이들의 편지.

뜯어보니 또박또박 써내려간 글씨가 딱 준O체였다.

준O는 편지를 쓰면 죄송하다는 말을 많이 써놔서 내가 은연중에 아이에게 화를 많이 낸 건 아닐까 불안하게 만들긴 하지만..

그림은 또 어찌나 잘 그렸는지. 알록달록 색칠까지 참 예쁘게 했다.

오늘 편지와 그림 속에서 나는 내겐 참 부족하지만

준O에겐 가득 차 있는 순수함과 사랑, 포용을 느꼈다.

나를 가르쳐주는 나의 선생님. 햇님방 아가들 오늘도 잘자라.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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