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큰 것을 얻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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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에 엎질러진 물을 다시 그릇에 주워 담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큰 그릇을 받쳐두고 다시 잘 담을 수 있도록 준비 되어 있는 때에는 약간의 손상은 있으나 대부분 다시 담을 수도 있습니다. 회개는 다시 주워 담을 수 있는 것과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일반적인 사회에서는 실수나 실패를 만회하기는 어려운 일이고 한 번 잘못하면 용서나 정상으로 돌아오기는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나 용서해 주시는 분이 있으면 회개가 가능한 일입니다. 회개를 받아들이는 분이 있으면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이율배반적인 진실이 됩니다. ‘복수불반분’(覆水不返盆)이 아니라 ‘복수반분’(覆水返盆)이 되는 것입니다. 회개 한다는 것은 엎질러진 물이라도 다시 주워 담을 수 있는 것입니다. 다시 주워 담을 때는 복음으로 인한 행복이라는 엄청난 선물을 받는 것입니다. 회개는 잘못을 뉘우치는 것만 아니라 새로운 생명을 선물 받는 은총의 과정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은 당신의 제자들을 부르십니다. 제자들은 생업(生業)을 포기하고 주님을 따릅니다. 회개는 이처럼 하나를 포기하고 더 많은 것을 얻는 것입니다. 아주 큰 것을 포기하고 잃었지만 그보다 더 크고 훨씬 좋은 것을 얻는 은총의 아름다운 과정입니다.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다.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습니다.
잃었다고 너무 서운해 하지 마세요.
하나를 잃으면 하나를 얻습니다.
었다고 너무 날뛰지 마세요.
이생을 잃으면 내생을 얻는 것이고, 병을 얻어 건강한 육신을 잃으면 그 동안 경시했던 내 몸을 더욱 중시하는 마음이 생기지요.
오른 손을 잃으면 왼 손이 그 일을 대신하고 聽力을 잃으면 視力이 강해지지요.
죄 될 일을 놓으면 복을 얻고, 복될 일을 잃으면 죄가 얻어지는 거요.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고, 봄이 가면 여름이 와요.
잡념을 놓으면 일심이 생기고, 일심을 잃으면 망념이 가득해져요.
너무 먹으면 몸이 무거워지고, 적게 먹으면 몸이 가벼워져요.
잃은 하나와 얻은 하나의 차이는 어떨까요?
잃은 것이 내게 득이 되는 것이라면 크면 클수록 좋을 것이고, 얻는 것이 내게 해로운 것이면 작으면 작을수록 좋을 것입니다. 그것이 사람들의 얄팍한 계산속입니다.
그런데 잃은 것이 크든 작든, 얻는 것이 크든 작든 그 기준이라는 게 어떤 것일까요?
따지고 보면 그것은 수십 년 살아오면서 습득된 내 욕심의 기준일 것입니다.
亡者가 입는 수의에 호주머니가 없듯 태어나면서 갖고 온 내 손도 빈손이었고요,
이 세상을 하직하면서 갖고 갈 손도 빈손입니다.
빈손에 잡히는 정도라야 제 손 크기 밖에 더 되겠습니까?
출 처 : 나상호 '자전거 타고 가며 보는 세상'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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