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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발표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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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민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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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건 조회 4,066회 작성일 15-05-03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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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초등학생 아이들의 체육발표회가 있는 날이라 3층 선생님들과 함께 학교에 갔습니다.

지난 팀회의 때에 모두 참석하자는 팀장님 말씀에

"출근자만 가도 되지 않을까요?"라고 말했던 내가 너무 부끄러워진 것은 학교에 도착한지 몇 분도 안돼서의 일입니다.

사람도 많은데 아이들이 나를 찾을 수 있을까, 내가 아이들을 찾을 수 있을까 했던 염려들도 금방 사라졌습니다.

똑같은 하늘색 체육복을 입은 그 많은 아이들 속에서 어쩜 이렇게 우리 아이들이 잘 보이는지 신기할 따름이었습니다.

제일 먼저 탬버린 무용을 위해 귀여운 모자를 눌러 쓴 지O, O가 나란히 앉아 환한 미소로 반겨주었습니다.

아이들과 짧지만 강렬하게(!) 이마뽀뽀로 인사를 나누고 선생님들과 학교 안을 누비며 아이들을 찾아다녔습니다.

아이들이 무용을 할 때에는 더 가까이서 보고픈 맘에 동영상을 찍으며 자꾸만 한 발 한 발 내딛어져

호루라기로 제지당하는 창피도 겪었지만 마주친 아이들 눈에는 그런 우리의 모습이 싫지만은 않은 듯 느껴졌습니다.

저만의 착각일지도 모르지만요..ㅎㅎ

극성 엄마 포스로 여기 저기 쫓아다니다가 햇님방 맏형 한O이에게로 갔습니다.

처음엔 가까이 다가가 말도 걸고 사진도 찍었는데 고학년이라 그런지 꺼려하는 것 같아 멀찌감치 떨어져 지켜보던 중.

두리번 두리번 누군가를 찾는 한O이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혹시 나를 찾나? 하고 손을 흔들자 눈이 마주친 한O이가 웃어 보입니다.

가까이 다가가 "여기서 너 출발하는 거 보고 저~~기 도착하는 데로 가서 기다릴거야. 다치지 말고 화이팅 화이팅!!" 말하자

특유의 웃음 소리를 내며 다시 한번 더 크게 웃어보입니다.

곧 준비~ ! 달리기가 시작되고 도착지점으로 가 한O이를 기다렸습니다.

얼굴에 밀가루를 묻히고 3등으로 골인!

도장은 받지도 않고 내가 있는 곳까지 달려와서 웃는 한O이를 쓰다듬으며 잘했다고 잘했다고 진짜 잘했다고.

그렇게 또 한번 극성 엄마가 되었지만..

그저 내가 그런 존재가 될 수 있던 것 자체로 감사한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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